메타버스, 주류화 단계 진입...모든 기업의 메타버스 시장 참전 불가피
MIT Technology Review는 2022년 6월 27일 기사에서 지난해 10월 Facebook이 Meta로 리브랜딩을 단행한 이래 디지털 아바타를 매개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광범위한 온라인 세계로 느슨하게 정의되었던 메타버스가 주류로 도약하게 된 것으로 진단했다. 메타버스가 이용자들의 지위가 단순한 소비자에서 크리에이터이자 온라인 세계의 거주민으로 격상되는 인터넷의 제3막인 Web 3.0의 일부로 안착하며 주류로 등극하게 되었다는 평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게임 산업이 현 메타버스 붐의 최전선에 위치한 가운데, 모든 기업들이 한 발 앞선 행보로 경쟁 우위를 선점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의 확장현실(XR) 역량 구축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MetaVRse의 공동 설립자 Julie Smithson은 "서비스든 훈련용 앱이든 모든 것이 메타버스 트렌드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모든 기업은 메타버스에서 고유의 영역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기업은 자사의 미래를 고심해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버스는 기업들의 M&A 전략에 있어서도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12월에는 선도적인 스포츠웨어 기업 Nike가 메타버스가 제시하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차원에서 메타버스에 특화된 디지털 디자인 스튜디오 RTFKT를 인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공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RTFKT는 게임 엔진과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가상현실(VR) 속 운동화와 디지털 자산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기업으로 게임 업체, 패션 브랜드 등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콘셉트를 제공해 온 바 있다.
2022년 1월에는 IT 거인 Microsoft가 게임 개발 업체이자 양방향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퍼블리셔인 Activision Blizzard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인수로 메타버스를 위한 초석이 공급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게임 구독 서비스를 통해 "게임 업계의 Netflix"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Microsoft가 이용자의 인게임 구매나 게임을 매개로 한 사회적 교류 활동을 활성화하며 게임 구독 모델을 토대로 하는 메타버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MIT Technology Review는 메타버스가 경험적인 매체로서 소비자 대면(consumer-facing) 수준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 Gucci는 자사 유명 가방의 디지털 버전을 게임 플랫폼의 아이템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가방은 실제 오프라인 모델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벨기에의 맥주 브랜드 Stella Artois는 2021년 6월에 선도적인 디지털 경마 플랫폼 Zed Run과 손을 잡았다. 디지털 경주마 소유자에게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디지털 경매 게임 내에서 경주마를 수집하고 거래하는 한편, 경주를 시키고, 번식을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는 e스포츠 메타버스 시장의 열기가 고조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Stella Artois를 소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 기업 AB InBev의 기술 및 혁신 부문 글로벌 수장 Lindsey McInernery는 "Stella Artois는 프리미엄 스포츠 이벤트의 가장 큰 스폰서 중 하나로, Zed Run과의 제휴를 통해 e스포츠 팬에게 걸맞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VR 및 AR 시장의 흐름 계승 조짐...기업용 시장이 메타버스의 성장 견인차
MIT Technology Review는 메타버스의 전조 격인 VR 및 증강현실(AR) 기술에 대해서는 Google Glass나 Oculus 헤드셋을 통해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진단했다.
VR과 AR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장은 기업 시장으로, 제조업이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훈련 용도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새로운 업무에 착수하거나 생산성, 협업, 효율성 등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XR의 가치가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MIT Technology Review는 현대자동차의 제휴 사례 등을 근거로 VR 및 AR 시장에서의 흐름이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2년 1월에 지능형 제조 혁신 가속화를 위해 세계적인 3D 콘텐츠 제작 플랫폼 Unity와 제휴하게 되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양사는 원격 문제 해결, 신규 설비 시운전, 소비자 대상 시뮬레이션 등이 가능한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인 객체나 시스템을 가상으로 표현해 낸 산물이다. 실시간 데이터를 토대로 업데이트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실시간 복제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Grand View Research는 소비재 분야 거인 Unilever, 항공우주 분야 거인 Boeing, 에너지 분야 거인 Siemens Energy 등 유수의 기업들이 도입하게 되면서 디지털 트윈 시장이 2025년경 8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스, 금융 분야 메타버스 전략도 가시화...기업의 메타버스 수익, 연간 1조 달러 전망
헬스 메타버스도 구체화되고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위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AR/VR 플랫폼 업체 8chili는 2022년 3월 디지털 치료제 기업인 Aventyn과 제휴를 체결했다. 가상 훈련, 환자 참여, 건강 코칭 등을 지원하는 VR 플랫폼을 개발하려는 취지에서다.
영국에서는 원격 및 AR 훈련 전문 기업 Virti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협력해 헬스케어 종사자들을 훈련시키고, 업무 숙련도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다수의 헬스케어 업계 종사자가 부서를 이동하거나 역할을 변경해야만 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도 협력 기간에 포함되었다.
이미 블록체인 이용자층이 두터운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도 메타버스 기반의 결제 및 자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JPMorgan Chase의 경우 2022년 2월 한 행사에서 블록체인 기반 가상 세계 Decentraland에 라운지를 개설해 메이저 은행 중 메타버스에 진입한 최초의 은행이 되었다.
JPMorgan Chase는 메타버스가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기업들에게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PMorgan Chase의 Jamie Dimon CEO는 가상 부동산 시장이 대출, 모기지, 임대 계약 시장과 같은 부수적인 시장과 더불어 신흥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IT Technology Review는 메타버스가 모든 산업 분야를 아울러 기업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하이브리드 시대에 부응해 일반적인 회의와 화상 회의, 훈련, 보다 확장된 형태의 인력 개발 등을 관리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특히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영역에서 메타버스에 기반한 거대한 혁신과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오프라인 영화관, 스튜디오, 회의실 등을 메타버스에 복제한 디지털 트윈으로 실제에 가까운 경험을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Microsoft의 공동 설립자 Bill Gates가 가상 회의가 향후 2~3년 내에 메타버스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Meta와 Microsoft는 이미 내부적으로 이 같은 행보를 단행하고 있다.
메타버스 진출, 브랜드 표현 전략이 최우선 과제...고객 보상 및 인재 확보 방안 마련도 절실
MIT Technology Review는 기업들의 메타버스 진출 전략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와 고객들이 가상 세계에 대규모로 거주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자사 브랜드가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Smithson은 "기업들은 언제나 지면이나 광고, 잡지 기사 등의 2D 세상에서 자사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을 생각해 왔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몰입감 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방식을 발견해 내기 위해 마케터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메타버스 방문 및 참여도 제고를 위해서는 수동적인 엔터테인먼트의 형태를 넘어서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이미지, 음악, 3D 객체나 기타 창작물 등의 NFT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및 에지 컴퓨팅,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 이를 관리할 숙련된 인력 등을 구비해 메타버스 환경에 부합하는 컴퓨팅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인재 확보를 위한 유치전이 과열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트렌드와 해당 트렌드를 뒷받침하는 5G 인터넷, 진일보한 칩 기술 등의 기저 기술을 무시하는 행위는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것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비대면 소통에 따른 피로증, 반사회적 행동 확산 등의 부작용은 극복과제
메타버스를 둘러싼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도 방점을 찍었다. 가상 회의 플랫폼 Zoom 기반의 회의가 활성화되면서 Zoom 피로증이 나타난 것처럼, 아직 실제 세계 수준의 상호작용을 구현하지는 못하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피로증이 발생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주류화에 수반해 범죄와 같은 반사회적 행동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수의 이용자에 의해 반사회적 행동이 만연하게 된다면, 메타버스 플랫폼 자체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것이다.
유구한 인류 진화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위치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소통의 근간이 되는 미묘한 심리 사회적 뉘앙스를 온라인 세계에 복제하는 과업은 여전히 달성이 요원한 과제로 남아있다. Smithson은 상기한 도전과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메타버스 주류화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투자 은행 Citi 산하의 Citi Global Insights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2030년경 13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업체 GlobalData 산하 Investment Monitor는 2022년 6월 27일 기사에서 메타버스 광풍이 몰아치고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실제로 무엇인지와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현재로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표준적인 정의가 부재한 여건 하에서 메타버스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GlobalData의 경우에는 메타버스를 이용자가 경험을 공유하고 시뮬레이션된 시나리오 내에서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로 정의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도 메타버스가 주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기업 진영에서는 시장 선도자 집단에 속하는 기업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는 메타버스 트렌드에서 소외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GlobalData의 기업 문서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은 2022년 1분기를 기준으로 4,300건을 상회했는데, 이는 2021년 마지막 분기 대비 223%, 2021년 연간 총 언급 건수 대비 106%를 증가한 수치다.

GlobalData도 메타버스 시장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MIT Technology Review와 유사한 견해를 지니고 있다. 일단 초기에는 대다수 메타버스 제품의 개발 및 상업적 성공이 게임과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형태였던 것으로 분석했지만, 향후 3년 내에는 메타버스가 업무 방식의 미래를 형성하게 되면서 기업용 메타버스 시장이 메타버스 트렌드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이 보편화되고, 온라인 업무 공간을 구현하는 도구로서의 메타버스 역할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GlobalData가 2022년 5월에 발표한 메타버스 시장 보고서에는 글로벌 AR 및 VR 매출에서 소비자용 시장과 기업용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020년 81%, 19%에서 2030년 36%, 64%로 역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nvestment Monitor는 기업 마케팅 채널로서의 메타버스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래의 언젠가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오늘날의 Twitter나 Tiktok처럼 보다 경험적인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채널로 기능하게 될 수 있다"는 선도적인 가상 부동산 업체 The Metaverse Group의 CEO Lorne Sugarman의 발언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AR, VR,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솔루션 등 메타버스의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주요 인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엿볼 수 있기는 하지만, 기반 기술의 성숙기에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반도체 및 HW 부품이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이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로 메타버스 수익화 전략에 차질을 야기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글로벌 각국의 의회이세는 가상 세계에서 개인의 온라인 상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제화 방안을 두고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는 실정이다. 기업의 메타버스 전략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가 도래했다. 다양한 도전과제가 산재해 있는 데다가 메타버스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지만, 기업들은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안 담그게 되면 아예 장을 먹지도 못하게 된다는 점과 메타버스라는 장이 담기게 될 항아리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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