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Nike와 중고 거래 플랫폼 StockX가 위조품 논란 및 NFT 발행 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는 가운데, Nike의 자체 리세일 플랫폼 구축설이 제기되었다. Nike가 직접 리세일 시장에 뛰어들 경우 보다 많은 객 데이터 확보로 일명 하이프(hype) 스니커즈 제작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현재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100% 정품 인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객과의 신뢰 구축을 통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Nike를 필두로 리세일 가치가 높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리세일 시장 진출이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 Win-Win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다 줄뿐만 아니라 현재 서드파티 플랫폼 중심의 애프터마켓 시장 전체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브랜드별 리세일 플랫폼과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이 각각의 무기를 내세워 공생하며 리세일 시장 전체를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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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Nike는 자사 스니커즈 위조품을 판매한 것에 대해 리셀 플랫폼 StockX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美 뉴욕연방지방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Nike는 '정품 보장'을 약속하는 StockX가 Nike 제품 중 4켤레에서 '100% 정품'이라는 인증서가 첨부돼 있었지만 이를 확인해 본 결과 위조품이라면서 상표권 침해와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고 법적 조치를 취한것이다. 앞서 지난 2월 StockX의 Nike 관련 NFT 발행에 대해서도 브랜드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tockX는 Nike를 주로 취급하는 중고 거래 사이트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구매자 650만 명과 판매자 100만 명이 StockX를 통해 거래하는 등 신흥 리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StockX측은 Nike 소송과 관련해 "StockX를 통해 시판 중인 제품의 100%가 물리적으로 검사되고 인증된다"며, "StockX의 위조방지 인증기관이 3,0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검사했으며, 6,000만 달러 이상의 가품이 구매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았는데, 이는 Nike도 앞서 칭찬한바 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StockX의 CEO Scott Cutler는 "Nike의 최근 고소는 근거가 없고 현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을 보여주며 2차 유통 시장을 질식시키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반경쟁적 행동"이라며 "한 때 위조품 근절을 위해 협력하려 했던 Nike가 이제 StockX의 비즈니스 모델을 훼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IT 전문 매체 TechCrunch는 Nike가 StockX에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Nike의 자체 인하우스 애프터마켓 플랫폼을 위한 기반 구축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Nike가 직접 리세일 시장에 뛰어들 경우 어떤 파장이 예상될까? 업계 전문가들은 Nike의 리세일 플랫폼 출시가 진행될 경우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 Win-Win의 결과를 가져다 줄뿐만 아니라 현재의 스니커즈 애프터마켓 시장 전체를 교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Nike의 세컨더리 마켓 진출설은 팬데믹 이후 외부 유통업체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인 D2C(Direct to Consumer)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앞서 Nike의 John Donahoe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Nike 제품을 대신 판매한 소매업체와 차별화되는 고객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직접적인 소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Nike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Nike를 필두로 한 스니커즈 브랜드들은 리세일 시장 없이도 존재할 수 있으며 50년 이상 지속되어 왔지만, 지난 6~7년 동안 스니커즈 사업의 폭발적 성장은 Flight Club, Stadium Goods, GOAT, StockX와 같은 리세일 플랫폼 등이 없었다면 이 같은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러한 리세일 시장은 스니커즈 브랜드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스니커즈 브랜드들은 다량 제품 생산으로 시장을 범람시키고, 그 후에 스니커즈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거나 자체적으로 세컨더리 마켓을 구축하는 방법 등으로 리세일 시장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ike는 자체 물류 창고(warehouse)에서부터 그 기술을 개발할 팀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자체뿐만 아니라 소비자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세컨더리 마켓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구비하고 있다. Nike의 자체 리세일 시장은 중고 또는 폐품을 사고파는 장소로서 현재의 D2C 플랫폼인 Nike 앱의 확장일 수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미착용 스니커즈만 판매하는 Stadium Goods나 StockX 보다는 GOAT나 eBay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Nike가 세컨더리 마켓을 구축할 경우 실제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일명 hype 스니커즈를 제작하는데도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스니커즈 전문 뉴스매체 Sole Collector의 전 편집장 Gerald Flores는 "이 같은 데이터가 스니커즈를 가치 있게 만들고 리세일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품 수익의 대부분이 초기 판매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당 데이터는 Nike가 초기 판매를 최적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광고를 제작하거나 재집행하고 미세하게 조정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Tech Crunch의 Rae Witte는 "Instagram이 광고를 넘어 수익을 창출하는 쇼핑 앱이나 Twitter로 피벗(비즈니스 모델 전환)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Nike는 StockX와 같은 리세일 플랫폼에서 그들의 제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과대 광고로부터 표면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완전히 놓치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한 Nike가 자체 리세일 시장을 운영할 경우 현재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 유인에 유효할 전망이다.
Nike는 기존 창고망(warehouse network)으로 다른 리세일 플랫폼보다 배송비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Nike 자체 리세일 플랫폼을 통해 리셀러와 구매자 모두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100% 정품 인증(authentication)을 통한 신뢰 구축으로, 이 부분을 현재의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들도 가장 경계하고 있다.
View Point
Nike의 자체 리세일 플랫폼 구축 움직임은 리세일이 오늘날 소비자들이 원하는 쇼핑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소비자는 쇼핑 경험과 리세일로 얻는 가치를 모두 좋아하며, 메이저 브랜드는 세컨더리 마켓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Nike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Nike 외에도 리세일의 중심에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팬데믹 이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명품 판매, 즉 온라인으로는 명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깨고 D2C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과 제휴를 감행하며 세컨더리 마켓에도 발을 들였다. 명품 브랜드 Prada가 미국 최대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 TheRealReal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으며, Gucci, Saint Laurent, Bottega Veneta, Alexander McQueen, Boucheron 등의 명품 브랜드들을 소유한 Kering Group은 프랑스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 Vestiaire Collective 지분을 인수했다. Cartier, Van Cleef, Jaeger-lecoultre 등 하이앤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Richmont Group도 영국 시계 전문 리세일 플랫폼 Watchfinder를 인수하는 등 이른바 럭셔리 업계의 메이저 3사가 리세일 시장에 모두 참여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명품 브랜드 Valentino의 경우 이례적으로 밀라노, 뉴욕, 로스앤젤레스, 도쿄에 Valentino Vintage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Mckinsey는 "명품 브랜드의 리세일 참여로 인한 이미지 손상이 없고, 리세일 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중요한 기회를 놓칠 리스크가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리세일 시장을 탐색하면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수익원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와 구매자의 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McKinsey는 럭셔리 브랜드가 리세일 시장 진출을 선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조사 결과 신제품 구매자의 54%는 리세일로 확장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으며, 이에 반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럭셔리 편집숍 Mytheresa의 CEO인 Michael Kliger는 "젊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 Vestiaire Collective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 BCG(Boston Consulting Group)와 함께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2%가 리세일 플랫폼과 제휴하는 패션 브랜드에서 구매할 의향이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모든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리세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브랜드들은 자기잠식 또는 브랜드 침식 등을 이유로 리세일 시장 진출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Salvatore Ferragamo의 남성 슈즈 디자이너 Felipe Fiallo는 Ferragamo와 같은 헤리티지 럭셔리 브랜드들은 명백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소매업을 재편하는 리세일 시장의 영향을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Fiallo는 "명품 브랜드는 전통, 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면서 더 큰 지속가능성에 대한 열망으로 젊고 부유한 세대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과도기적 시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MZ 세대 소비자가 현재 전체 럭셔리 쇼퍼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브랜드들은 사회적 럭셔리(social luxury)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서비스 리세일 업체 Archive의 설립자 Emily Gittins는 Fashionista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각에서 메이저 브랜드들의 리세일 시장 진출로 인해 현재의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mily Gittins는 "오히려 브랜드별 리세일 플랫폼은 진정성(authenticity), 정품 사진(original photography), 더 높은 수준의 쇼핑 경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은 하나의 특정 레이블에 충성할 필요가 없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성 제공 등을 각각의 무기로 내세우며 보다 진화하고 공생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럭셔리 브랜드와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은 이미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인정하며 제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Nike와 StockX간의 다툼이 리세일 시장 내 브랜드와 서드파티 리세일 플랫폼 서로의 포지셔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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