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OpenSea는 NFT의 비약적인 성장세와 Twitter 등 기존 빅테크 진영과의 협력 및 투자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나 끝없이 발생하는 NFT 불법 복제와 보안 침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OpenSea가 직면한 이러한 문제는 NFT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NFT 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규제 수립 속도로 인해 제재 없이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업계의 양상과 투자자 보호 조치의 부재로 인해 투자자와 저작권자 진영에서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NFT 시장의 낙관론이 유지되려면 투자자 보호를 포함한 규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향후 시장의 안정화는 패션, 예술 분야의 예술 이용권 거래와 같은 非기술 분야에서 자산 증식용 거래가 아닌 非금융 거래가 늘어나면서 점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OpenSea의 표절 사례: 저작권 VS 탈중앙화 가치, 무엇이 더 중요한가
OpenSea에서 CryptoPunks 다음으로 가장 비싼 Bored Ape Yacht Club(BAYC) NFT의 최저가가 30만 9,000달러에 이르는 등 인기가 급상승하자 2021년 12월 초 PHAYC와 Phunky Apes Yacht Club(PAYC)이라는 2개의 BAYC 미러링 작품이 출시되었다. 해당 NFT는 BAYC와 거의 동일하거나 좌우반전된 버전으로, 원래 BAYC의 원숭이들은 오른쪽, PHYAC와 PAYC는 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PAYC 제작자들은 최초 8,500명의 사용자에게 무료로 배포했으며, 이후 1,496개의 NFT를 판매해 약 60ETH(약 1억 8,000만원)를 생성했다. 이에 대해 BAYC가 PAYC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OpenSea는 PAYC 거래를 금지시켰다.

OpenSea를 포함한 다수의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불법 복제 작품을 발견하여 공유하는 Twitter 계정인 @NFTTheft의 운영자는 OpenSea에서 기승을 부리는 도난 및 불법 복제 문제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OpenSea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불법 복제 작품 유통이라는 목표와 함께 등장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현재 OpenSea는 불법 복제의 성지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OpenSea의 해킹 사례: NFT 보안의 신뢰도에 대한 의심
이 외에도 OpenSea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이나 해킹이 발생했다.
지난 1월 Twitter 유저 'jpegdegenlove'를 포함한 최소 3명의 공격자가 OpenSea의 프론트엔드 버그를 악용해 BAYC, MAYC, Cool Cats, Cyberkongz NFT 8개를 탈취하여 약 11배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 재판매하였으며, 피해액은 75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nSea의 프론트엔드 취약성은 이미 여러 전문가로부터 지적당한 바 있다. 이번 공격은 유명 NFT가 판매자가 원하지 않는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결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BAYC 중 하나인 'Bored Ape #8924'는 현재 BAYC 하한가보다 92%나 저렴한 6.66ETH(약 1만 4,700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해당 버그는 지난 12월 31일 보고됐지만 OpenSe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해킹은 2월 19일에 일어났다. 해커들이 배포한 악성 페이로드에 서명한 32명의 사용자들이 총 2억 달러 상당의 NFT를 도난당했으며, 해커들은 해당 NFT를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nSea의 Devin Finzer CEO는 피싱 공격은 OpenSea의 보안 문제로 생긴 일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피해를 당한 사용자들은 계정도 함께 정지당했다며 OpenSea를 대상으로 100만 달러 상당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경쟁 플랫폼의 부상: LooksRare의 위협적인 성장세
1월 10일 신규 NFT 마켓플레이스인 LooksRare가 출시되자마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ooksRare는 OpenSea보다 더 탈중앙화된 구조를 채택하고 LooksRare에서 3ETH 이상 거래한 모든 OpenSea 사용자에게 자체 토큰인 $LOOKS를 보상으로 지급한다.
LooksRare 또한 OpenSea와 마찬가지로 2%의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수수료를 모아 플랫폼에 스테이킹하면 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LooksRare의 거래량은 OpenSea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출시 이후 만 이틀도 되지 않아 거래액이 1억 1,000만 달러에 달하며 OpenSea를 넘어섰고 1월 말까지 일일 거래액은 OpenSea보다 4배 이상 높아졌다. NFT 시장, 불법 복제 ·해킹·부당 거래 등 불법 행위 급증··· 낮은 진입 장벽이 원인 NF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초기부터 고양이 캐릭터, 스포츠 스타, 게임 등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요소와 결합한 덕분에 대중들과 심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고,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행과 판매가 쉬운 편이기 때문이다. 예술 발전에 있어 모방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과정이지만 최근 NFT 시장은 단순한 모방이 아닌 저작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불법 복제, 표절 및 피싱, 자전 거래, 러그풀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불법 거래가 만연하고 있다. OpenSea는 최근 자체 조사 결과 그동안 발행된 NFT의 80% 이상이 불법 복제 작품과 가짜 수집품, 스팸 등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LooksRare의 거래 대부분이 자전 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암호화 자산 리서치 업체인 Chainalysi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NFT 업계의 2021년 자전 거래액이 8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NFT 거래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OpenSea는 Nifty Gateway나 Superrare 등 신중한 절차를 거쳐 엄선한 예술 작품 컬렉션을 발행하는 NFT 플랫폼과는 달리 누구나 아무런 제한없이 NFT를 발행할 수 있다. 이같은 전략은 OpenSea가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지만, OpenSea를 NFT 불법 복제의 장으로 전락하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NFT 시장의 해결 과제, 성장 속도에 걸맞는 규제와 투자자 보호 정책 수립 하지만 OpenSea가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NFT의 발행을 금지하거나 허가하는 행위는 불법 복제보다 더 근본적인 논란을 야기한다. OpenSea의 이같은 조치가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웹 3.0 기반의 플랫폼을 자처하고 나선 지향점과 정면으로 대치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Nifty Gateway나 Superrare 등 자사 플랫폼에 등록될 수 있는 NFT의 선발부터 발행에 이르기까지 상당 수준 개입하는 플랫폼들도 웹 2.0 기반의 중앙집권적 플랫폼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NFT 시장은 규제가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생기는 사각 지대에서 불법 행위와 관련된 의혹은 대부분 해소되지 못하고 윤리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현재의 규제 수준으로는 피해를 당하는 투자자와 저작권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부상 조치도 행해지지 못하고 있으며, 잃어버린 투자금 회수는 고사하고 가해자 식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NFT에 대한 궁극적인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 보호 조치를 비롯한 규제가 병행되어야만 유효한 전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향후 NFT 시장의 안정화 방향··· 비기술 분야의 비금융 거래 확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독립 컨설턴트인 William Entriken은 "NFT의 다음 물결은 메이크업, 패션, 음악 등 非기술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주도될 것이며, NFT가 '非기술 서비스의 판매 수단'으로 활용되는 새로운 경향은 현재와 같은 투기적 과열 양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례로 NFT가 음악에 적용되면 콘서트 티켓 예매, 비하인드 스토리 블로그 등 열성 팬들 전용 프리미엄이 붙지만, 해당 팬덤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처럼 과열 양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Entriken은 또한 "OpenSea와 같은 플랫폼은 수익만을 위한 투기의 장으로 전락하거나 중앙집중화의 위험이 있기에 NFT가 문화 촉진의 수단으로 비투기적 용도로 활용 분야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현재와 같은 시장 과열 양상은 신기술 도입 초반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NFT 시장의 성장 속도를 정상화하고 NFT 마켓플레이스의 옥석을 가려내 경쟁 구도를 안정화하기까지 반드시 거쳐갈 수밖에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NFT 시장의 혼돈과 과열을 보다 빨리 가라앉히고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건전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효율적 규제의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