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eb 3.0이 촉발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의 변화
1.1.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개념과 성장 배경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을 기반으로 수익을 만드는 산업으로서, 크리에이터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용자가 직접 지불하는 콘텐츠 비용을 통해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크리에이터는 유튜버, 인플루언서에서 가수, 작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무언가를 만들고 창작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성장한 배경에는 YouTube의 영향이 컸으며,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만큼 영향력과 수익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벤처캐피털 Singalfire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추어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는 Instagram이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3,000만 명)으로 YouTube(1,200만 명)과 TikTok(270만 명)이 그 뒤를 이었다. 200만 명 이상 활동하고 있는 전문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은 YouTube(100만 명)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Instagram(50만 명)과 TikTok(30만 명) 순이었다.

미국 고등학생의 29%가 크리에이터를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는 등, 크리에이터는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 되었다. 벤처캐피털 Antler에 따르면 오늘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규모는 1,042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5년 동안 자신을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도 10억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성장하면서 크리에이터의 활동 기반도 YouTube, Instagram, Tikitok 등의 대형 플랫폼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서 결제까지 지원하는 독립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YouTube는 2007년부터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공유하는 YouTube Partner Program(YPP)을 론칭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YPP에 가입한 크리에이터들은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 구독 멤버십, 상품 판매, 유료 디지털 상품 등 10가지 정도의 수익 창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YPP에 가입하지 않은 크리에이터들도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Shorts Fund' 1억 달러를 조성해 가장 많은 참여와 조회수를 올린 크리에이터에게 보상을 하고 있다.
TikTok의 경우에도 크리에이터들이 꾸준히 활동을 하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교육, 패션, 음식, 운동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전문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TikTok Partner Creator'로서 팔로워 수 1만 명, 업로드한 영상 수가 5편 이상이면 파트너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으며, 매월 주어지는 미션을 달성하면 카테고리별 순위에 따라 소정의 상금도 지급받을 수 있다. 그 외 크리에이터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간 협업으로 수익 창출도 지원한다.
1.2. Web 3.0 기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부상
그러나 플랫폼들의 크리에이터 지원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리에이터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영국 주간지 Economist에 따르면 Facebook은 2021년 5월 사용자들이 올린 게시글 옆 공간을 광고 배너로 판매하며 연간 920억 달러를 벌었음에도 사용자에게는 어떤 보상도 지급하지 않았다. Twitter 역시 3억 5천만 사용자들이 올린 트윗 사이에 광고를 배치해 연간 3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사용자에게는 어떤 혜택도 돌아가지 않았다. YouTube의 경우 구독자가 100만 명인 유튜버의 연간 광고수익은 6만 달러 수준에 머무르며, Spotify에서 활동하는 700만 명 이상의 뮤지션 중 0.2%만이 로열티로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에서는 플랫폼들이 크리에이터를 자사의 경쟁력 강화 도구로만 활용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크리에이터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이 YouTube, Instagram, TikTok과 같은 플랫폼의 수중에 들어가면서, 크리에이터가 이러한 대형 플랫폼의 제약에서 벗어나 정당한 권리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로서 Web 3.0이 주목을 받고 있다. Web 3.0은 탈중앙화와 개인의 콘텐츠 소유 및 통제권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이다. 일각에서는 Web 3.0이 가상자산 투자의 리브랜딩일 뿐 실체가 없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에서는 크리에이터의 경제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Web 3.0의 기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유명 투자사 Andreessen Horowitz의 Mark Andreessen CEO는 ''지금은 미디어 산업의 변곡점으로 인터넷에서 제3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는 ''첫 번째 물결에서는 온라인에서 아무도 돈을 벌거나 쓰지 않았고, 두 번째 물결에서는 광고를 통해 수익이 발생했으며 세 번째 물결에서는 크리에이터가 독자들과 직접 연결되어 수익을 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Mark Andreessen CEO의 말대로 Web 1.0은 읽기 전용의 정보 경제로서 사용자의 역할은 주로 소수의 콘텐츠 제작자가 제공한 정보를 읽는 것으로 제한되었다. 웹 2.0에서는 광범위한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블로거들이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MySpace, Blogger, Soundcloud, Vinyl과 같은 플랫폼에서 이들은 유명세를 누리며 팬 층을 거느리게 되었다. 이후 Web 2.0 크리에이터들은 브랜드 제휴 광고와 후원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Web 3.0 환경에서는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로 권력이 이동하게 되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더 이상 플랫폼에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Pinterest의 크리에이터 부문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Canva의 마켓플레이스 부문장인 Silvia Oviedo Lopez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며 더 광범위한 그룹의 사람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Web 3.0의 고유한 방식은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하면서 커뮤니티와의 연결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새로운 가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Antler에 따르면 현재 Web 3.0을 기반으로 하는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140개 이상으로 크게 크리에이터가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과 크리에이터에게 콘텐츠 창작도구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의 종류로는 NFT 마켓플레이스, P2E(Play To Earn), 콘텐츠, 메타버스, 음악 등이 있으며 콘텐츠 창작도구 플랫폼의 예로는 로우/노코드 툴, 관리, 팬 상호작용, 설계, 결제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에는 이더리움 기반의 블로그 플랫폼 Mirror, 유명인사의 디지털 아바타를 제작하는 기
업 Genies, 블록체인 기반의 음악 로열티 마켓플레이스 Royal 등도 포함된다. 이중 상당수
는 설립된 지 5년 미만의 기업들로 시리즈B까지의 투자라운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아
래 리스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Web 3.0을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하거나 기존 사업
에 Web 3.0 기능을 추가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관련 기업들도 증가 추세이다.

1.3.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Web 3.0 관련 벤처 투자 흐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에서 Web 3.0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배경에는 Web 3.0에 몰리는 벤처 자금이 있다. Pitchbook에 따르면 2021년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는 300억 달러에 달했으며 미국 기반의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17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일례로 블록체인 기반 판타지 축구 게임 Sorare는 지난 해 9월 Softbank가 주도하는 6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기업 가치 43억 달러를 달성했다. 가상자산 기업을 위한 결제 인프라 제공업체 MoonPay는 11월 21일 Coatue와 Tiger Global이 주도하는 시리즈A 라운드에서 5억 5,5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NBA Top Shot으로 유명한 NFT 기업 Dapper Labs는 Coatue가 이끄는 시리즈D 라운드에서 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를 76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The Information의 Creator Economy Database에 의하면 미국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관련 스타트업이 조달한 투자금은 2021년 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 조달한 자금은 지난 4분기의 10억 달러 대비 30% 감소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벤처캐피털 투자 추이만 보더라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기업들이 사업모델을 Web 3.0 중심으로 전환하거나 기존 사업에 Web 3.0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Web 3.0과 결합을 추진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여러 벤처투자사들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Web 3.0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기회의 탄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례로 벤처캐피털 Lerer Hippeau의 투자자 Meagan Loyst는 크리에이터가 이벤트나 콘서트 참석, 상품 지출, SNS 참여 등을 기준으로 가장 충성도가 높은 팬을 확인해 보상을 줄 수 있는 Web 3.0 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Index Ventures의 Rex Woodbury는 Web 3.0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결합으로 VR/AR과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와 함께 크리에이터가 온라인에서 오디언스를 확장하기 위한 도구, NFT와 디지털 토큰 등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을 지원하는 도구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다수의 크리에이터 스타트업들에게 Web 3.0 트렌드에 참여하는 것은 2000년대 후반 모바일 앱 제작 열풍에 비견할 만한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Upstream의 Alex Taub 설립자 겸 CEO는 ''많은 사람들에게 Web 3.0은 인터넷과 iPhone과 같은 기술의 전환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래에서는 최근 사업모델을 Web 3.0 중심으로 전환하거나 기존 사업에 Web 3.0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Web 3.0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결합에 나선 기업들
2.1. Cameo, NFT 프로젝트 ‘Cameo Pass’ 발표
유명인사와 온라인 인플루언서의 맞춤형 동영상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플랫폼 Cameo는 2022년 2월 ''Cameo Pass''라는 NFT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Web 3.0 시장에 진입했다.
Cameo 사용자는 2월 17일부터 0.2이더리움(2월 초 기준 약 550달러 상당)에 Cameo Pass를 민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유명인사들과 함께 하는 파티나 미팅, 온라인 Q&A 등 독점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NFT에는 NFT 아티스트 Burnt Toast와 Vinnie Hager, LA에서 활동하는 만화가 Luke McGarry 등이 참여했다.
Cameo Pass는 gd(Good Day), gm(Good Morning), gn(Good Night)의 세 가지 종류로 수량은 각각 2천개이다. 사용자는 프리세일 단계에서 최대 6개 NFT까지 민팅할 수 있으며, Cameo는 NFT 민팅과 유통을 위해 NFT 마켓플레이스 OpenSea와 제휴했다. Cameo는 NFT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중 일부를 향후 Web 3.0 사업 기회 탐색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2.2. Upstream, 소셜미디어에서 DAO 생성 플랫폼으로 사업 모델 전환
Upstream은 원래 팟캐스트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에 관심있는 집단을 주축으로 하는 전문 소셜 미디어를 지향했으나, 2021년 11월 탈중앙화 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관리를 지원하는 'Upstream Collective'를 출시하며 사업모델을 Web 3.0으로 전환했다.
웹3.0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DAO는 중앙에서 관리하는 주체 없이 개인이 자율적으로 투표하고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운영하는 조직을 의미하며 모든 참여자는 블록체인 상에서 만들어진 토큰을 보유하고 참여자의 권리를 갖게 된다.
그러나 Snapchat에서 투표하고 Discord 채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거버넌스는 Aragon에서 하는 등, 기존 DAO는 여러 서비스에서 파편화된 방식으로 운영되어 어려움이 많았으며 Upstream Collective는 토큰 발행을 통해 모든 DAO 기능을 한꺼번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Upstream Collective는 준비기금, 투표 기능, 거버넌스, 지갑 등 DAO의 핵심 요소들을 모두 제공하며, 발행한 토큰을 제안을 만들고 투표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만일 제안이 통과되면 해당 활동은 자동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수행되며, 참여자들은 코딩 방법을 몰라도 쉽게 DAO를 운영할 수 있다.

DAO 트래킹 기업 DeepDAO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DAO의 총 가치는 80억 달러 이상이며, Upstream Collective가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 기금은 약 200만 달러로 Upstream은 사용자가 운영하는 DAO 프로젝트의 2%를 수수료로 받는다. Upstream은 향후 기능을 더욱 개선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새로운 DAO를 런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Upstream은 Web 3.0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한 이후 올해 3월 진행된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억 2,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기존 투자자 Boldstart Ventures가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Ibex Investors, Tiger Global, Vayner Fund, Fenbushi Capital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Boldstart Ventures 측은 ''Upstream이 누구든지 쉽게 DAO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Web 3.0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3. Rosebud AI, AI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NFT로 사업 전환
Rosebud AI는 AI 기술을 이용해 크리에이터들이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독 기반 앱 TokkingHeads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나 2021년 들어 크리에이터들이 가상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NFT 개발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사업모델 전환 이후 Rosebud AI는 벤처캐피털 기업이자 블록체인 게임 기업인 Animoca Brands가 주도하는 투자 라운드에서 660만 달러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Rosebud AI의 기술은 크리에이터들이 가상 세계와 게임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와 풍경 등의 디지털 자산을 생성하는데 사용되며, 조만간 출시 예정인 웹과 모바일 앱을 통해 크리에이터는 ''미래지향적 생쥐 DJ''나 ''판타지 세계의 엘프 여왕''과 같은 설명을 넣기만 하면 해당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만일 크리에이터가 해당 이미지를 블록체인 상에서 인증된 NFT로 변환시키고 싶다면 Rosebud AI의 서비스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 Rosebud AI는 이렇게 생성된 NFT에 대해 크리에이터에게 수수료를 청구하는 방식을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다.
Rosebud AI의 Lisha Li 설립자 겸 CEO는 구독 기반 모델에서 NFT 판매 수수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함으로써 더 많은 사용자들이 자사의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i CEO는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NFT로 만들어 재판매하기를 원하는 크리에이터 층의 수요가 존재한다며, 예술가들에게도 온라인으로 아바타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로서, Rosebud AI의 서비스를 통해 이 과정을 더욱 쉽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4. 소셜 플랫폼 Buzzup, 블록체인 기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지향
Buzzup은 e커머스 및 블록체인 분야 기업가인 Jay Cheng과 Denis Asamoah가 공동 창립한 플랫폼으로 지난 1월 소규모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알파 버전을 출시했다. Buzzup의 목표는 기존의 소셜 플랫폼과 달리 크리에이터들이 팬들에게 발견되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팬덤 분석을 통해 콘텐츠의 타겟팅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일례로, 이번 알파 단계에서 Buzzup은 메타 소유 플랫폼에서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API 데이터를 활용해 소셜 플랫폼 페이지에서 "Buzz"를 생성하는 상위 팔로워를 공유할 수 있다. 현재 Buzz에는 대기자 명단에 따라 대기 중인 크리에이터가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으며, 올해 말까지 TikTok, YouTube 등 다른 플랫폼과 통합해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예정으로, 이미 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조달했으며, 다음 라운드를 위해 투자자들과 협의 중에 있다.
Buzzup의 작동 방식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공개적으로 액세스할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크리에이터의 팬덤이 생성하는 "Buzz"를 식별 및 정량화 한 다음, 해당 데이터를 사용해 "Buzz 점수"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의 목적은 소셜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이 Instagram에서 가장 충성도가 높은 팔로워들을 빠르게 파악하여 자신의 이벤트에 참여시키고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Instagram 스토리에 최상위 팬의 독특한 리더보드를 공유하거나, 최상위 댓글이나 자신의 콘텐츠가 가장 마음에 드는 팔로워를 외치는 등 최고의 팬을 개별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YouTube와 같은 플랫폼의 광고 수익 점유율을 통해 시청자들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유료 콘텐츠처럼 한층 직접적인 수익원을 파고들었지만, Chen과 Asamoah는 장기적으로 블록체인과 연계한 수익 모델을 도입해 현재의 수익 모델을 넘어설 계획이다. Buzzup이 계획하고 있는 수익 모델에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인앱 결제, 크리에이터와 팬의 암호화폐 기반 보상 지급수단의 다양화, NFT 거래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Buzzup은 크리에이터 수익의 10%를 수수료로 책정할 방침이다.
창업자인 Jay Cheng은 "Buzzup이 더 많은 크리에이터와 연계해 알파 버전을 테스트함에 따라 전용 콘텐츠나 상호작용으로 교환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별 토큰 등 블록체인과 Web 3.0을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3. Web 3.0 시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기회와 도전과제
3.1. Web 3.0이 가져온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새로운 기회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Web 3.0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Web 3.0은 메타버스, 블록체인, 가상화폐, DAO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비정형의 개념이지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에서는 무엇보다 플랫폼과 같은 중개자의 개입 없이 창작자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는 Web 3.0의 기치가 큰 힘을 발휘한다.
최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에서는 이미 탈플랫폼을 표방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크리에이터 멤버십 서비스 Patreon에서는 이용자가 작가, 팟캐스터, 유튜버 등을 찾아 후원할 수 있으며, 크리에이터는 후원금을 관리하거나 팬들과 소통한다. 이처럼 단순한 구조의 서비스만으로도 Patreon은 3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지금까지 1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며 4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OnlyFans, Substack 등의 기업은 광고에서 벗어나 멤버십이나 후원 형태로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얻도록 지원하고 있다.
Web 3.0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결합은 이러한 탈플랫폼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으로, Web 3.0은 중앙 집중적이고 일방적인 수익 구조가 아닌 수평적이고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Web 3.0을 통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혁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첫 번째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제작, 두 번째는 온라인 상의 커뮤니티 확장, 세 번째는 NFT와 디지털 토큰 등 새로운 방식의 수익 창출이다.
먼저 Web 3.0은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자체를 크게 변화시킬 전망으로 VR/AR,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신기술 기반의 크리에이터 툴이 활성화되면서 크리에이터들은 이미지와 동영상, 텍스트, 오디오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례로 앞서 소개한 Rosebud AI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콘텐츠를 생성한 다음, 이를 NFT로 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Web 3.0은 크리에이터와 팬 커뮤니티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확장하는 수단도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크리에이터와 팬의 관계는 일방향으로서 팬은 크리에이터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형태에 머물렀으나 Web 3.0 환경에서 팬은 단지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Influencer Marketing의 공동 설립자 Caspar Lee는 크리에이터가 Web 3.0을 통해 커뮤니티를 소유하고, 다양한 플랫폼과 프로토콜에서 팬들을 끌어 모음으로써, 보다 깊이 있고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대표적인 수단이 크리에이터 토큰이라고도 불리는 소셜 토큰(Social Token)으로, 소셜 토큰은 커뮤니티 중심의 가치 네트워크를 토큰화하여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구조를 만들어낸다. 소셜 토큰은 새로운 형태의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방식의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인기 연예인, 유튜버, 작가, 스포츠 스타 등의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해 유통함으로써 팬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자신의 활동에 대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팬 커뮤니티 역시 일방적인 소비를 넘어 커뮤니티 경제 생태계의 한 축을 형성할 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크리에이터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경제적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소셜 토큰의 구입으로 팬 커뮤니티는 멤버십, 특별 이벤트 참여권, 희소가치가 있는 NFT 구매나 증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크리에이터와의 만남 등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크리에이터 중심의 소셜 토큰을 발행하는 플랫폼으로는 Rally와 Roll 등이 대표적이며, 앞서 소개한 소셜 플랫폼 Buzzup 역시 암호화폐 기반의 다양한 보상 지급수단과 NFT 거래, 크리에이터별 토큰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3.2. Web 3.0 시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도전과제
Web 3.0에 관심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기업들은 우선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Web 3.0의 결합이 과연 자연스러운 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단지 Web 3.0에 몰리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확보하기 위해 Web 3.0을 끌어들이는 경우도 있으며 이미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일례로 가상자산 전문 벤처캐피털 Lightspeed Venture Partners의 Nicole Quinn 파트너는 벤처캐피털의 관심을 받기 위해 Web 3.0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며, 사업을 Web 3.0으로 전환하거나 NFT 기능을 추가하는 핵심 이유는 고객의 필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해 말 Ubisoft는 메이저 게임사 중 처음으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NFT 아이템을 공개했다가 미디어와 게이머 커뮤니티의 반발에 직면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방탄소년단 (BTS) 소속사로 유명한 하이브가 NFT와 IP를 결합하겠다는 내용의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가 아티스트를 지나치게 상업화해서 활용하고 있다는 팬들의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러한 반발을 사지 않으려면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의 성격이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자연스럽게 부합되는 지 여부를 판단해 신중하게 사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Web 3.0 기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또 다른 도전과제는 유료 멤버십 형태의 소셜 토큰과 같은 새로운 수익 모델이 과연 대다수 크리에이터들에게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실제로 NFT 발행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다수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전통 산업에서 성공한 가수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으로, 팬 커뮤니티가 유료 멤버십 위주로 형성된다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선택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으며 이미 검증된 크리에이터에게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Rally.io의 Bremner Morris도 크리에이터 ‘중간층’이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대부분을 최상위 계층이 독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Web 3.0 기반 플랫폼 기능이 개선되고 크리에이터와 팬 커뮤니티의 유료 멤버십이 일반화되면 중간층 크리에이터 들도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Web 3.0을 통해 탈플랫폼을 추구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Web 3.0 가치를 수용해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자 하는 대형 플랫폼과도 경쟁해야 한다. Twitter는 2019년부터 Bluesky라는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YouTube는 사용자가 자신의 영상을 소유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NFT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의 변화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Web 3.0의 기치처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대형 플랫폼의 개입 없이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 중심의 새로운 구조에 안착하는데 성공할 지, 혹은 Web 3.0이 몰고온 변화를 수용한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이 지속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